"등기 작업 등 절차 까다로워…시스템 구축 보안 필요"

(사진=케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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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이프 길나영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전통적 대면 업무의 비대면화를 적극 추진하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주담대를 비대면으로 제공하고 나서며 '금융의 비대면 전환'이 본격 예고됐지만, 완전한 비대면화까지는 '아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하나은행은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로 금리와 한도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상품들은 기존과 달리 영업점에 직접 제출해야했던 매매계약서·가족관계증명서·소득증빙서류 등 각종 서류들이 공동인증서로 생략하고 모바일로 대출 조건 확인부터 승인까지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다양한 대출 상품을 비교해보고 유리한 조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모든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절차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직까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한 금융소비자는 "영업점을 가지 않고 클릭 만으로 신용대출을 받는 일이 늘었지만, 실제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여전히 대면으로 이뤄진다"며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앱을 통해 모바일로 간편하게 상품을 조회할 수 있지만, 막상 대출 신청은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소비자는 "해당 부분에 대해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은행 상담사는 100% 비대면화는 아직까지 어렵다며 대출 금리와 한도가 실제 심사결과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상담을 위해 가까운 영업점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규로 실행한 주담대 가운데 비대면 대출 비중(대출액 기준)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다른 대출에 비해 등기 작업 등 대출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영업점에 방문해야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시중은행들은 전자등기 또는 전자상환위임장 등 시스템을 구축해 최대한 비대면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업계 등에 따르면 주담대는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이 필요하고 대출을 옮겨타는 대환대출도 잦아 복잡한 서류와 등기 업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상품의 비대면 판매가 급속하게 성장한 만큼, 시중은행은 절차상 편의성을 높이며 '비대면 주담대' 확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향후 비대면 대출 증가를 대비해 전문적 상담·심사 기술을 갖춘 스마트상담부 인력도 증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하나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98조5837억원으로 지난 6월말 485조7600억원보다 3조8237억원 늘었다. 전세 대출 잔액 역시 6월말 116조3336억원에서 1조9727억원 늘어난 118조306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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