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라면·젤리 등 다양한 상품 출시해 매출 18배 늘어
가치소비 중시하는 MZ세대 ‘큰 손’…비건식품 해외수요↑

 MZ세대를 중심으로 채식하는 ‘비건’ 열풍이 불면서 유통가에서도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를 중심으로 채식하는 ‘비건’ 열풍이 불면서 유통가에서도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케이프 박민지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채식하는 ‘비건’ 열풍이 불면서 유통가에서도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소수의 선택으로 여겨졌던 채식 관련 상품을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8년(약 15만 명) 대비 무려 10배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환경·건강에 대한 관심, 가치소비 확산으로 채식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유통업계는 비건 상품 종류를 다양하게 출시해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GS25는 올해 비건 상품을 지난해 대비 5배 늘린 15종으로 늘렸다. 아이스크림으로 한정됐던 품목이 간편식, 젤리, 셰이크 등으로 확대됐다. 품목이 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

올해 1월~7월 비건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매출 상위 제품은 ‘베지가든 매운떡볶이’, ‘베지가든 짜장떡볶이’, ‘랩노쉬 마시는 식사 비건’ 등이다.

이에 힘입어 DJ&A 머쉬룸칩’, ‘DJ&A 포테이토 웨지스오리지널’ 등 비건 인증 상품 2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원물 함량이 75% 이상인 순수 채식 간식이다. GS25는 올해 비건 상품을 30여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U는 ‘맛있는라면 비건’, ‘비건젤리푸룬’, ‘비건육포’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약 10가지 채식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7월 채식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나 치솟으면서 비건 간편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19년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일명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처음 출시한 이후 이달 세 번째 시리즈로 채식 한 끼 도시락, 채식 삼각김밥, 채식 유부김밥 등을 출시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월부터 비건 마요네즈 등 비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당 비건 마요네즈는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을 받은 자체 브랜드 제품이다. 지난 1~6월 비건 마요네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부터 ‘DJ&A’의 브로콜리 크리스프, 머쉬룸 갈릭 칠리 등 6종의 비건 스낵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비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 신제품으로 대체육 고개로 만든 ‘속이 보이는 알찬 만두’를 출시했다.

풀무원은 한국비건인증원 인증을 획득한 ‘정비빔면’을, 오뚜기는 ‘그린가든 카레볶음밥’과 ‘그린가든 모닝글로리볶음밥을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비건 소비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 사이에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1회 채식 실천’이 MZ세대에 화두가 될 만큼 채식 메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4월 출간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900명 중 27.4%가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간헐적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ble+Vegetarian)이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주 1회 이상, 많으면 하루 1끼 이상 육류 섭취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다.

해외 시장 진출도 비건식품 증가에 한몫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47억 4100만 달러(약 5조4700억원)에서 2023년 60억3600만 달러(약 7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30년 대체육이 전 세계 육류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동물 복지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채식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채식 제품군을 확대해 경쟁력을 더 높일 계획이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선점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건 상품군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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