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훈련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미훈련에서 ‘연합’을 빼고 국적 불명의 숫자 이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연합훈련은 한미동맹의 상징이다.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줄줄이 유예되더니 이제 명칭마저 바꾼다면,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약화와 대북 억지력 감소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너무나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군사 도발과 핵개발은 북한이 했는데 왜 피해자인 우리만 일방적으로 눈치보고 양보해야 하는가. 연합 훈련 명칭을 바꾸자는 제안을 마지못해 수용하면서 미 당국자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해질 지경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굽혀가며 북한에 대한 전향적 조치를 진행하고, 미국이 열 번 스무 번 전화해도 평양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북핵 폐기가 달래고, 양보만 해서 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졌다.

남북관계의 기반은 굳건한 안보태세이고, 안보태세의 핵심은 당연히 한미동맹이다. 그리고 한 번 균열된 동맹관계는 다시 복원되기 어렵다.

올해는 훈련이 취소되고, 내년에는 명칭이 바뀐다면 내후년에는 과연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더 이상 한반도 상공에 미군의 전략폭격기가 뜰 수 없고 양국 군대가 손발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동맹은 무의미해진다.

이렇게 안보기반의 핵심인 동맹이 형해화되면 무슨 지렛대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겠는가.

당근과 채찍을 함께 든 조련사만이 야생마 조련에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또한 평화는 그 자체보다 어떻게 이루어졌느냐가 더 중요하다. 굴종으로 얻은 평화는 절대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형해화하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하고 굳건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당당히 북한 비핵화를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8. 12. 11.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윤 영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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