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정석동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감염이 중국 내는 물론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비상이 걸리면서, 경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역시 경제적 한계 상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 되면,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진다도 나온다. 

특히 북한은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인데, 코로나바이러스 원천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자 오가는 물자까지 차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북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중국 무역의존도는 91% 수준이다. 

세계 금융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당초 5.9%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5.5%로 낮췄고, 씨티 은행도 5.8%에서 5.5%로 하향조정했으며,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도 기존의 6.1%에서 5.8%로 미국계 금융기관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낮췄지만, 스위스계 은행인 UBS는 6.0%에서 5.4%로 GDP성장률을 대폭 낮췄다. 

일부 경제전문가들도 그동안 중국이 경제적 심리 저지선인 이른바 ‘바오류(保六 : 보육)’ 즉 성장률 6%를 고수해야 한다는 선(線)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으로 1분기 성장률이 5% 안팎 혹은 심지어 5% 미만이 될 것이라는 전망치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이 발표한 지난해 성장률 6.1%는 당초 불가능한 수치였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ew Coronavirus)가 발생한 지난 1월 중국의 석유 수요가 2019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0% 급감했다는 고든 창 변호사는 최악의 경우 오는 6월이나 7월까지 이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보았다. 

중국 경제는 이미 취약한 상황에 와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가 흔들리게 될 경우 중국 정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 정부가 과거와 같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부양책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중국 내 각 성(省)들이 주민들에게 집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거나 권고를 내리고 있는 등 집 밖의 경제활동이 거의 정지 상태라는 것이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쑨윤 중국 국장은 “중국 전체가 경제활동이 사실상 멈추어 있는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어떻게 활기를 다시 불어 넣을 수 있느냐가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무원들의 50% 가량만 일을 하고 있고, 일반 산업 분야에서는 근무자들이 회사로 돌아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성(生産性)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중국의 경제 상황은 직접적으로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견되는 일이다. 중국 정부가 자기들이 원하는 수준의 자원을 미리 갖춰 놓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북한에 대한 자원(물자, 원료, 연료)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따라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지금까지 창출해왔던 ‘수익’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자금의 금고도 채워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해진다. 

특히 국경봉쇄로 항공기 운항 중단, 열차운행 중지,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모든 외국인 입국 중단, 이에 따른 물자들의 이동의 어려움 등으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위원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장기화가 되면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는 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그레그 브래진스키’ 교수는 북-중 교역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며,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북한의 중국 무역 의존도가 전체 무역의 90%를 넘는 상황에서, 북-중 교역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다. 

한편,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의 루킨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장기화로 북한경제에 타격이 심각할 경우, 이 곤경을 메우기 위해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혹은 핵실험 등 다양한 도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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