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급속 확산과 사망자 급증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커지면서 보다 엄격한 통제만을 취할 것이며, 중국 공산당 내에서 시진핑에게 도전하는 어느 누구든지 압사를 당할 것이다. 그들은 시 주석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중국 건국의 창시자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시진핑. (사진=위키피디아)- 우한 폐렴 처리 방법, 매우 나쁘다

- 뒷걸음치는 중국 경제, ‘바오류’ 무참히 무너질 것 

- 그러나 ‘지방 공무원들은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권력 지지대 

분석가들은 중국의 지도자가 아무런 피해 없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에 직면할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한창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ew Coronavirus) 발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금까지의 8년 지도력이 이번에 가장 큰 시험대 가운데 하나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처음 발견된 이 치명적인 질병의 급속한 확산 때문에 중국 당국은 중앙도시는 물론 그 주변 지역을 전례 없는 봉쇄조치를 실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집에 갇히게 했다.

지난 1월 23일 이 같은 파격적인 도시 봉쇄 조치가 발표된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그 같은 조치에 대한 분노가 치솟았는데, 일부에서는 당국이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늑장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7일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636명이 사망했으며, 발병 확진자 수는 적어도 31,161명이다. 하루가 다르게 사망자수와 확진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갈수록 우려는 깊어만 가고 있다. 

또 우한중앙병원은 7일 이 바이러스의 발생에 대한 조기 경고음 때문에 중국 당국과 갈등을 빚었던 리원량(李文亮, 34) 박사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분노와 좌절 속에서 중국의 가장 강력한 통치기구인 정치국은 이번 주 초, 위기대응에서 “결함과 어려움(shortcomings and difficulties)”을 인정했다. 당국은 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성명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잘못을 인정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유행성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위원회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경고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이번 발병이 “중국의 체제와 통치 능력의 주요 시험대(a major test of China's system and capacity for governance)”라고 판단하고, “우리는 경험을 종합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이번 성명이 이번 발병으로 엄격하게 통제된 중국의 정치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취한 특단의 조치와 과학자들이 게놈을 식별하는 속도를 높이 평가했으나, 한 전문가는 WHO의 평가와 다르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발병 초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존 매켄지(John Mackenzie)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우한에서 “잠시 동안 수치를 쉬쉬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저우셴왕(周先旺, Zhou Xianwang) 우한시 시장은 뒤늦게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며, 사의를 표명”하고, “이번 발병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신속하게 공유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 관료주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회피를 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南洋理工大学,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의 중국 프로그램 담당인 리밍장(Li Mingjiang) 조정관은 현지 관계자들이 “큰 오산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한 상황을 신속히 통보받았다면, 더 빠른 대응을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밍장 조정관은 이어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앙정부가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여러 개의 대규모 병원을 짓는 등 발병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도 경제의 휘발성을 완화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1740억 달러(약 207조 6,690억 원)의 유동성(liquidity)을 투입했다.

시진핑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최근 전화 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발병을 막기 위한 노력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통화 내용을 확인한 별도의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바이러스 퇴치 리더십에 대해 자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런던 SOAS대학(SOAS University of London) 중국연구소장 스티브 창(Steve Tsang)은 “시진핑 주석은 비상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시 주석이 위기를 ‘매우 나쁘게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되고, 이듬해 국가주석이 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사무실을 개조하는 한편 반체제 인사들을 단속하고,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대대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감독하는 등 반대세력을 숙청하기 위한 일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2018년 공산당도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지했는데, 이는 시 주석이 2023년에 연임이 끝날 때 국가주석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조치였다.

스티브 창은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커지면서 보다 엄격한 통제만을 취할 것이”이라고 예측하고, “중국 공산당 내에서 시진핑에게 도전하는 어느 누구든지 압사를 당할 것이다. 그들은 시 주석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 정치분석가 겸 외교협의회의 단골 기고자인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안(Richard Javad Heydarian)은 “시진핑 주석의 ‘개인숭배(cult of personality)’가 문제의 핵심”이라면서 “(그 개인숭배로 인해) 중국 정부에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라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에 비유하면서 “문제는 시진핑이 마오쩌둥 이후 아무(도전자)도 없는 것처럼, 뻔뻔하고도 신속한 권력 집중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헤이다리안은 “그런 막강한 권한은 시진핑 주석이 최근의 공중보건 위기를 결단력 있게 해결하기에 충분했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지방 보건당국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의 분노에 두려운 나머지 현지 지방 관료들이 이 상황을 숨기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과학자들은 예상을 앞질렀지만, 중국이 자국 국민에게 개방적이고, 국내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은폐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지연은 목격했다”면서 “중국 보건 당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원인 불명의 폐렴에 대해 WHO에 통보한 것은 베이징의 중앙정부가 우한에서 발병한 사실을 일찍 알았지만,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늑장대응을 지적한 것이다. 

* 뒷걸음치는 중국 경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전략국제문제연구소(Institute of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중국 경제와 무역 전문가인 칼빈 쳉(Calvin Cheng)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은 위기가 시작되기 전 이미 일부 역풍을 맞고 있던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이 위기는 많은 여행 제한과 상점 폐쇄로 춘제(중국의 설 명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춘제 연휴기간 동안 지출한 돈이 140억 달러(약 16조 7,090억 원)나 된다고 한다. 한 중국 정부 경제학자는 이번 발병이 경제 성장을 5% 이하로 끌고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들의 전망치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중국은 줄곧 경제성장의 심리선인 이른바 ‘바오류(保六, 보륙)’ 즉, GDP 성장률을 6%는 반드시 수성한다는 심리적 성장률은 올해에는 무참하게 깨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간신히 6%대를 유지하긴 했다. 

칼빈 쳉은 “장기적으로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공장수입뿐만 아니라 근로자 수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산업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그것은 중국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은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문제는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 하는 것”이며, “이 같은 현상이 예상대로 진전할지의 여부와 중국의 통화 및 재정 부양 효과가 얼마나 빠른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라며, “어디서나 위기가 닥쳤듯이, 뭔가 불평이라든가 항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방 당국과 다른 지방 공무원들은 부분적으로 검열과 규제에 관련하여, 지도자를 대신해 가장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시진핑 주석의 권력은 불안은 하겠지만 그런대로 안녕할 것 같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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