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들, 야외에서 담배 피우며 완전한 자유 만끽 ?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왕정국가인 사우디는 이와 같이 여성들에게 일부 자유를 주는 것은 여성 인권차원이라기 보다는 국제사회로부터 쏟아지는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 사우디 왕국도 이 같이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있다는 홍보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없지는 않다. (사진=위키피디아)“리마(Rima)라는 사우디 여성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고급 카페의 야외 의자에 자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전자담배를 꺼내 피우며 구름 같은 연기를 내뿜는다.” 에이에프피(AFP)통신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한 기사 첫머리 글이다. 

통신은 이어 리야드에 있는 민간 기업에 다니는 27세의 “그녀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하는 것이 새로 얻은 자유를 행사하는 한 부분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0세기 초 서구의 페미니스트들(feminists)처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회변화 시대에 일부 여성들은 해방의 상징으로 담배, 시샤 파이프(shisha pipes : 물 담배) 또는 베핑(vaping : 전자담배)을 끌어안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의 모습은 훨씬 더 흔해졌는데, 이는 초보수적인 왕국에 전면적인 개혁이 도입되기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망이었다. 

이 왕국 사우디의 야심찬 사실상의 통치자인 황태자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은 온건하고 기업하기 좋은 이미지를 투영하기 위해 일련의 경제 및 사회 혁신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는 탈석유 정책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내놓고 특히 여성의 자유를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 

사우디 여성들은 이제 남성 보호자의 승인 없이 운전을 하고, 공공 스포츠 행사나 콘서트에 참석하고,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2년 전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리마는 담배의 폐해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가족들이 알게 될까봐 걱정은 한다고 한다. 

그녀는 결전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한다.

머리를 가리는 히잡(hijab)과 잘 어울리는 금자수를 두른 전통적인 검정색 아바야(abaya) 옷을 입은 리마는 “여자들이 남자들처럼 담배를 피우는 것이 자유롭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내 인격적 자유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리마처럼 가명을 써달라고 부탁한 나즐라(Najla, 26)는 “급격한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중 잣대는 여전하다.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여전히 스캔들과 치욕으로 여겨진다"면서 남성 흡연자들의 몇몇 테이블 속에서 빛을 발하는 유일한 여성인 그녀는 ”사회에 도전하고, 가끔 나타나는 더러운 모습을 무시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고 AFP는 소개했다. 

그녀는 자신의 흡연 사실을 부모님이 알았을 때, 친구가 중독 클리닉에 보내진 사실을 떠올리며 “가족이 나를 흡연자로 받아들일 때, 내 권리는 충분히 존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 뉴스가 인용한 킹 압둘라지즈 대학( King Abdulaziz University)의 의학 교수진들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나즐라는 아직 학생일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으며, 그녀처럼 사우디 여고생들의 65%가 몰래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사우디에서도 모든 것이 다 허용되는가?

한계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종교경찰이 손톱 광택제를 바르거나 머리카락 한 가닥을 히잡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쫓고 때리곤 했던 그러한 나라에서, 이 같은 변화는 고개를 엄청난 변화가 아니라 말할 수 없다. 

수도 리야드의 한 고급 카페에서 일하는 레바논 출신 웨이터는 AFP통신에 “여자고객들은 대부분 시샤(물담배)를 주문한다”면서 “단지 석 달 전만 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남자들 옆에서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쉬샤 담배를 피울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그 웨이터는 말했다.

"이제 모든 것이 허용된다. 여자들은 히잡을 쓰지 않고, 아바야 없이 모험을 하고 심지어 공공연히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그렇다고 엄격한 이슬람 보수주의가 뼈까지 스며든 이 사우디 왕국이 개혁을 도입했다 할지라도, 일부 지식인들과 성직자들은 변화와 개혁이 그리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여성의 영화관이나 경기장 출입이 허용되기도 했고, 여성이 자동차 운전을 해도 되는 세상이 되기는 했지만, 자유주의 사회처럼 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지난 2018년 사우디 당국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여성 운전자에 대한 역사적인 금지가 해제되기 직전에 최소한 12명의 여성 운동가들을 체포했다. 구금된 많은 사람들은 심문자들을 성희롱과 고문으로 고발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 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히 왕정국가인 사우디는 이와 같이 여성들에게 일부 자유를 주는 것은 여성 인권차원이라기 보다는 국제사회로부터 쏟아지는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 사우디 왕국도 이 같이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있다는 홍보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없지는 않다.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 운동가들을 체포하고, 그녀들을 악마화하는 것”은 사우디 왕실의 인권홍보 캠페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활동가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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