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은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회담에서 2020도쿄올림픽을 2021년 여름까지 연기한다고 최종 합의했다. 명칭은 원래 그대로인 '2020 도쿄올림픽'을 사용하기로 했다(사진=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처)그렇게도 완벽한 도쿄올림픽을 하고 싶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세계 각국의 참가 보이콧 움직임이 잇따르기 시작하자 결국은 백기를 들고 올림픽을 내년 여름까지 1년 연기하기로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화장과 24일 전화로 합의했다. 

일본은 현재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초기 발생 이후 좀처럼 크게 늘어나지 않은 이상한 현상을 보이자, 세계 각국에서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아베 총리가 일본은 이 같은 바이러스를 잘 관리하고 있는 의료선진국으로 청정국가 일본에서 오는 7월 24일부터 시작되는 도쿄올림픽을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발신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개명 천지에 아베와 같은 사람의 ‘눈 가리고 아옹’에 속아 넘어갈 세계인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천문학적인 대규모 투지를 해 놓은 올림픽 경기장 등 관련 시설 건설, 중계로, 후원기업과의 계약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무엇 보다 중요한 인간 생명을 담보로 경기를 치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아베는 끝까지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전쟁 가능한 일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군국주의자, 극우주의자, 역사수정주의자 아베는 “낡아빠진 국가주의를 내세우며 국민은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체계가 작동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도 국제사회의 다양한 압박에 끝내는 손을 들고야 말았다. 어찌됐든 올림픽은 이제 1년 연장됐다. 아래는 이와 관련한 단체들과 관련 인사들의 반응이다. 

하계올림픽이 연기되기는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초의 일이다.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 

 올림픽 성화는 이 어두운 터널 끝에서 빛이 될 수 있다.

 *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파슨스 회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Pandemic, 팬데믹)의 결과, 도쿄 패럴림픽을 연기하는 것은 완전히 옳은 일이다. 인간의 건강은 항상 우리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어떤 스포츠 이벤트도 이 유행 시기에 개최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 미국 올림픽 패럴림픽위원회 허슐랜드 최고경영자(CEO)

여러분들, 세계의 선수 동료 여러분들, 도쿄 올림픽의 친구들, 일본 국민, 그리고 이 팬데믹(pandemic)과 올림픽 연기 결정에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은 괴로워해왔다. 

올 여름은 선수들의 혹독한 훈련과 인생의 꿈에 절정의 순간이 될 터였다. 그러나 지역이나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경기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은 옳은 일이다.

* 영국올림픽위원회 앤더슨 CEO

올림픽 연기를 수용하는 것은 지극히 슬픈 일이지만, 신종 코로나의 파괴적인 임팩트(impact, 충격)를 고려할 때 지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이다. 지금은 도쿄올림픽에 대한 생각을 접고 집에 머물러 가족과 안전하게 지내야 한다.

* 세계 육상연맹 

(올림픽 연기는) 선수들이 요구했던 것으로, 결정은 모든 선수, 기술 관계자, 자원봉사자에게 이 전대미문의 불투명한 때에 잠깐 중단하는 것이야 말로 확실성을 가져다 준 것이다.

* 세바스티안 고 세계육상연맹 회장

분명히 옳은 결정이다. 세계는 매우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다. 체육계 이외의 세계의 현상을 감안할 때,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 세계반도핑기구(WADA) 방카 위원장

WADA와 반도핑 커뮤니티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 계속 최우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전례 없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바른 결정이 내려진 것은 분명하다.

* 스페인 올림픽 위원회 그네 회장

IOC가 올림픽 연기를 밝힌 것은 좋은 소식이다. 이 위기가 발생한 이후 우리가 요구해 온 것처럼 모든 선수가 평등한 조건에서 경기할 수 있고, 또 건강을 지키기도 한다.

* 국제테니스연맹(ITF) 회장

우리는 책임 있는 리더십과 정보에 기초한 결정이 요구되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준비와 힘든 연습을 해온 모든 이에게는 큰 실망이지만, 인명 보호와 건강,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이해한다.

* 리오 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엘리우드 킵초게(케냐, 1시각 59분)

올림픽을 2021년까지 미루는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다. 내년에 일본으로 돌아가 올림픽 타이틀을 지키는 것, 그리고 멋진 대회를 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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