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COVID-19)와 미국의 금수조치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쿠바는 현재 코로나19와 미국의 봉쇄라는 두 가지 유행병을 앓고 있다.(사진=radiohc.cu)"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쿠바의 국내외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 대처 노력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

요제피나 비달 페레이로(Josefina Vidal Ferreiro)는 캐나다 주재 쿠바 대사는 22일 알자지라의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에서 코로나19와 미국의 대(對)쿠바 수출금지조치가 쿠바에 있어서는 두 가지 대유행(Pandemic)이라고 말했다. 

쿠바에서 코로나19의 첫 사례가 발견되자마자, 쿠바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했다. 쿠바의 의료 종사자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가능한 증상들을 점검했다.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특별 지정 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쿠바의 자체 제약 및 생명공학 산업에서 개발한 의약품으로 치료받고 있다. 검진과 치료는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쿠바에서는 6월 22일 현재 8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감염 확진자 수는 2,312명으로 세계 99위를 기록하고 있다. 쿠바의 사망률은 3.9%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낮다. 쿠바는 지난 4월 24일 질병의 정점(peak)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자가 격리(isolation), 위생적인 조치(sanitary measures)를 준수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쿠바는 중남미와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20여 개국의 협력 요청에 응했다. 

요제피나 비달 페레이로 대사는 “쿠바는 우리가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의료 인력을 파견하기 시작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보건 분야에서 다른 나라들과 국제적으로 연대해온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후 164개국에서 40만 명 이상의 쿠바 의사 및 보건 전문가들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리는 지역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도왔고, 외진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사들을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이러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쿠바는 2005년 전 세계의 자연재해와 심각한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헨리 리브 국제 의사 파견단(Henry Reeve International Medical Brigade)을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후로, 7,000명 이상의 의사, 간호사, 그리고 다른 건강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파견단은 2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이후 32개 야전병원에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했다. 쿠바는 파괴적인 쓰나미 이후인 2006년에 인도네시아에 의료팀을 보냈다. 쿠바는 대지진과 그에 따른 콜레라 전염병 이후인 2010년에 1,700명 이상의 보건 인력을 아이티에 보냈다. 2014년에 우리는 에볼라 퇴치를 위해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에 의사 파견단을 보냈다.

심지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유엔 대사인 사만다 파워(Samantha Power)조차 쿠바가 에볼라와의 싸움에서 뛰어난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쿠바는 미국의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후 루이지애나 주를 지원할 의사 파견단까지 준비했지만, 미국 정부는 쿠바의 협력을 거부했었다.

페레이코 대사는 이어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은 항상 쿠바 의사들과 건강 전문가들이 받는 윤리적 훈련의 일부분이고 국가로서 우리가 누구인가의 일부였다”면서 “현재의 대유행 사태에 대응하여, 쿠바는 26개국을 돕기 위해 헨리 리브 구제 의사 파견단의 28명의 대표자를 파견했다. 이는 2만8천명이 넘는 쿠바 의사, 간호사, 보건 전문가들 외에 전염병 이전에 이미 해외에 있었다.

쿠바의 이러한 인도주의적 행동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쿠바 의사들과 특히 헨리 리브 국제의사파견단의 의사 프로그램을 통한 쿠바를 인신매매 혐의로 허위 고발할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는 거센 공격을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국가들에 대한 압박과 위협을 이용해 쿠바에 이런 의료 협력 협정을 취소하도록 강요하는 등 쿠바의 국제적 원조를 깎아내리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심지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동안 쿠바의 도움을 거절하도록 압력을 가하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미국은 쿠바 정부가 이러한 의사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금전적인 보상을 할 여유가 있는 국가들의 경우, 그 중 일부는 쿠바 정부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일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발적인 것이고, 쿠바 정부가 유지하는 부분은 쿠바의 보편적인 건강 시스템을 위해 지불하는 것이다. 그것은 해외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의사 가족을 포함하여 쿠바의 1,100만 명의 사람들을 위한 의료 용품, 장비, 약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된다. 이것이 우리가 쿠바 국민들에게 무료,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페레이코 대사는 강조하고 있다. 

전염병 기간 동안 갈등을 악화시키는 대신에, 각 나라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 쿠바는 수년 동안 건선과 암에서 심장마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약품과 백신을 개발해 왔다. 이제 우리는 우리 생명공학 및 제약업계가 다른 단계의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해 쿠바에서 개발하거나 임상실험 중인 19개 의약품 중 하나인 인터페론 알파2b 제조합체(Interferon Alfa2b Recompinant)를 사용하여 환자들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계적으로 쿠바가 개발한 의약품에 대해 70건 이상의 요청을 받았다.

이는 쿠바-미국 간 협력의 확실한 길이 될 것이지만, 불행히도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쿠바와 미국이 이뤄낸 제한된 진전을 해체함으로써 이 기회를 낭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만 90건의 쿠바 경제 조치를 시행하며 60년간 미국에 대한 미국의 봉쇄를 강화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우리의 금융 거래, 관광 산업, 에너지 분야, 쿠바 경제 발전의 핵심인 외국인 투자와 다른 나라와의 의료 협력 프로그램을 포함한 쿠바 경제의 주요 분야를 겨냥했다.

미국의 이러한 일방적인 강압적 조치는 공격성과 범위 면에서 보면 전례가 없는 것들이다. 미국은 쿠바 경제의 발전에 필요한 자원, 수입원을 의도적으로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의 영향은 쿠바에서,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때 더욱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봉쇄는 쿠바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의료 물자를 얻는 것을 막고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우리가 구매하고자 하는 의료기기나 약품의 구성품 중 10%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라면, 쿠바는 그것들을 구입할 수 없다.

또 미국은 다른 나라가 쿠바에 기부하거나 보내는 자료를 쿠바가 받지 못하도록 은행과 항공사, 해운회사 등에 제약을 가했다.

지난 4월 중국 알리바바 재단은 쿠바에 마스크와 신속진단키트, 산소호흡기 등을 기증하려 했지만, 알리바바가 계약한 항공사는 미국이 이를 제재할 것을 우려해 반입을 거부해 버렸다. 최근 의약품 생산을 위해 원료를 싣고 쿠바에 도착한 선박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해 하역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쿠바가 코로나19와 미국의 봉쇄라는 두 가지 유행병을 앓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 때문에 전 세계 친선 인사들이 쿠바 봉쇄를 종식시키고, 지금은 제재와 봉쇄가 아닌 연대와 협력(solidarity and cooperation)이 필요한 때라고 강하게 주장을 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쿠바는 연대의 가치를 이해하는 국가로서 국내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 다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케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