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대폭 감소

[뉴스케이프 하태균 기자]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간 비공식 포럼인 “4각 안보 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전철을 밟으며, 아세안 국가들이 포함되면 새로운 무역 기반의 4각 동맹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해 진다. (그래픽=뉴스케이프)인도, 호주, 일본 3국의 공급망 복원 구상(SCRI, Supply Chain Resilience Initiative)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로 인한 차질을 계기로 공급망 확보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며, 이 구상도 결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10개 회원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강력히 추진해 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일본, 인도, 호주는 미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또 다른 재앙이 발생할 경우, 세계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새로운 3국 노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많은 나라, 특히 일본, 인도, 호주와 같은 주요 파트너들의 중국에 대한 무역과 공급망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화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한국도 자동차 부품 가운데 기술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품 하나가 코로나로 봉쇄된 중국에서 생산 차질이 나자 한국에서 완성차 생산이 중단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의 다양화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 달 전쯤 인도 정부와 이 같은 생각을 논의했고, 비공식적인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인도의 이코노믹 타임스가 지난 20일 보도하기도 했다. 

공급망 복원 이니셔티브(SCRI)는 오는 9월 초 인도-일본 정상회담 때 추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특히 호주-중국 양국 간 무역 관계가 갈수록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꾀하려는 호주의 사명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는 공식적으로 이 거래에 합의하지 않았으며, 캔버라가 아직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등 이 협정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본은 이미 대유행 초기 공급망 붕괴에 이어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22억 달러를 적립하면서 제조업의 일부를 중국으로부터 되찾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지난달 57개 기업에 574억 엔(약 6,459억 8,534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 일본 내 생산에 투자하고, 또 다른 30개 기업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해 동남아 각국에 진출했다.

또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무역과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뉴델리 또한 연말까지 이 계획을 추진해 공급망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인도 언론 이코노믹 타임스가 전했다. 

자가나트 판다(Jagannath Panda) 미국 뉴델리 마노하르 파리카르 국방연구소(Manohar Parrikar Institute for Defence Studies and Analyses)의 동아시아 담당 조정관은 “그렇다. 이제 이 계획은 실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을 3개국에 극명하게 드러냈으며, 호주-일본-인도 3국이 중심이 될 수 있는 범위가 무르익고 있다”면서 “협력의 틀로 3국이 지역 경제 회복을 향한 디딤돌로 떠오를 수 있고, 지역 권력 재분배를 중국으로부터 몰아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지난 6월 중순 최소 20명의 인도군 사망자를 낸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등 중국이 연루된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평과와 함께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겸 물류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소장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인도의 산업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난 12월 설립된 ‘인도-일본 산업경쟁력 파트너십(India-Japan Industrial Competitiveness Partnership)’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인도-태평양 각국에서 중국 외 백업 공급망(backup supply chains)을 보유하기 위한 새로운 ‘차이나+1전략(China+1 strategies)’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회를 열게 될 것이며, 이 계획이 완전히 실행된다면 분리된 모든 양국 관계를 연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동차 부문을 통해, 인도에서 제조업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인도는 이를 그들의 제약으로 호주와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으며, 중동과 아프리카에 호주와 일본 제품의 거점이 되어, 중국의 무역 입지를 보완시켜야 한다”며 인도가 진지하게 이 3자 공급망 이니셔티브를 검토하게 하고 있다. 

나아가 “아세안,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SCRI 가입은 중국+1의 취지에 부합해 '만일의 경우' 접근법을 이용해 공급 리스크를 관리하고 탄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인도가 아세안과 연계되는 것은 중국에 대한 또 다른 접근을 의미하지만, 아세안 시장에는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다. 인도가 간접적인 교역 상대국으로서 중국을 잃지 않고 중국 자유 공급망을 만들려면 반드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며, 호주로서는 중국에 대한 과잉 의존에 대한 국내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3국 이니셔티브 프레임이다. 

나아가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간 비공식 포럼인 “4각 안보 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전철을 밟으며, 아세안 국가들이 포함되면 새로운 무역 기반의 4각 동맹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가능해 진다. 

더불어 “인도네시아가 연말까지 체결될 예정인 아세안, 한국, 일본, 뉴질랜드, 중국 회원국 간의 다자간 무역협정을 철회한 후, 이 지역의 무역망에 다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도 있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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