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 "北 행위, 9.19 군사합의 정신에 위배"

[뉴스케이프 강우영 기자]

25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정박해 있다. (사진=김한주 기자)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47)씨가 지난 21일 연평도 인근 어선에서 실종된 이후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진 뒤 북측에 의해 화장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여당은 서둘러 진상파악에 나서고 야당은 '제2의 박왕자 사건'으로 규정하며 총공세를 피고 있다. 

김종인 “北이 폐기한 9.19합의 공식 폐기하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5일 북한이 우리 공무원 사살후 시신을 훼손한 것과 관련해 "이번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안보 부실이 낳은 국가적 재앙"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외교안보특위 위원들과 긴급간담회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문 정부의 대북 장밋빛 환상이 우리 국민의 귀중한 생명을 처참하게 앗아가는 핏빛 재앙이 되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지난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국민 재산을 직접 타격한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이번 만행은 그 연장선에서 북한군이 비무장 우리 국민을 참혹하게 살해한 참사다. 판문점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는 명백한 군사 도발행위"라며 "그러나 정부는 합의위반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북한 눈치보기와 굴종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이 결과적으로 군의 무장해제를 초래했다"며 "더욱이 문대통령이 이 사태를 보고 받은 후 취한 행동이 과연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다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문 대통령을 맹질타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24일 서해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불태워진 우리 국민의 시신 행방에 대해 "그 해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시신이 어디 있는가'라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질의에 "현재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이같이 추정했다.

이에 하 의원이 "북측이 시신을 불태우고 바다에 버렸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시신을 태우는 불빛이 "40분 동안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文 대통령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과 시신훼손에 대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결과와 정부대책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박재민 국방부 차관,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해상에서 표류중이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의도적인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우리 당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8일 '국회 대북규탄 결의안' 원포인트 본회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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