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의원, 검찰‧법조 선배로서 “검찰‧법원개혁은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한데서 비롯”

[뉴스케이프 김한주 기자] [뉴스케이프=김한주 기자] 법제사법위원회 지방법원‧검찰 국정감사에서 업무에 대한 지적과 질타 대신 호소와 당부가 이어지는 이색적인 장면이 등장했다.

 

소병철 의원(사진=소병철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 법사위)은 13일 오후에 열린 대전‧광주고검 및 산하 지검‧지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선배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개혁요구에 몰리고 있는 검찰의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국민이 원하는 검찰을 만드는데 검사장들이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다. 

소 의원은 “70년 동안 유지돼왔던 수사 구조가 이 시기에 대폭 바뀌고 있다”며, “여러분들은 이제 직을 떠날 날이 멀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온데 대해서) 언젠가 검찰을 그만두고 이 시대의 검찰을 되돌아 생각할 때 후배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청법」‧「법원조직법」‧「경찰법」을 비교해보면 검사에 대해서만 특이하게 규정돼있다. 판사는 「헌법」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지만,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충족시킬 때 검찰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여기 계신 검사장들이 지금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검찰을 만들어 가기 위한 고민을 하고, 국민의 생각을 여러분의 입장에서 소화해 검찰총장과 법무부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소 의원은 오전에 열린 지역법원 감사에서도, 검찰이 수차례 국민들로부터 개혁을 요구받았었지만,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개혁의 요구에 부딪혔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법부 역시 더 강한 사법 개혁 요구에 맞닥뜨리기 전에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재판소원 도입과 같은 더욱 강력한 사법개혁요구가 등장할 것이다.” 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감사에서는 검찰의 인사원칙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야당위원 질의에 답변하러 발언대로 나왔던 유종완 목포지청장(사법시험 32회)은, 소 의원이 유 지청장의 형사부 검사로서만 근무한 경력을 언급하며 ‘형사부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원칙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검찰의 설립 취지와 국민들의 인권‧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할 때 형사부가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형사부 수사가 더욱 활성화되고, 형사부 검사들의 역할이 더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다.

소 의원은 검찰총장 후보에 3회나 오른 바 있고, 퇴임 후 최초로 전관예우의 길을 걷지 않았으며 농협대와 순천대에서 인재양성에 매진해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검찰 선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길을 걸어온 만큼 소 의원의 당부에 증인으로 출석한 검사장들의 분위기는 시종 진지하고 숙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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