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달 중순 현장조사 거쳐 내달 중 분조위 개최

▲(사진=연합뉴스)

[뉴스케이프 길나영 기자] 신한은행이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라임 사모펀드의 분쟁 조정 절차에 합류한다. 금융당국의 제재과정에서 징계 수위가 경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라임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 분쟁조정 절차 개시에 동의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순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조사를 거쳐 내달 중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펀드는 원칙적으로 환매나 청산으로 손해가 확정돼야 손해배상을 할 수 있지만, 대규모로 환매가 중단된 라임 사태에서 손해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펀드가 많아 금감원은 추정 손해액을 기준으로 분쟁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추정 손해액 기준으로 한 조정 결정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우선 배상하고 추가 회수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KB증권에 이어 지난 2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대한 분조위가 열려 손실 미확정 라임펀드 투자자에 대한 구제 절차가 이뤄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라임 CI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50% 선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우선 가입금액의 절반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차후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따라 배상 비율이 확정되면 다시 정산하겠다는 것이었다.

신한은행이 분쟁조정 절차에 합의하기로 한 것은 선지급에 비해 피해구제에 한발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에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현재 라임 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판매사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는 문책 경고를,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직무 정지 상당의 징계를 사전 통보하고 지난달 25일에 이어 오는 18일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소보처)는 처음으로 제재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은행의 소비자 보호 조치와 피해 구제 노력에 대한 의견을 밝혔지만, 신한은행 제재심은 참가하지 않았다.

소보처는 우리은행이 피해 수습을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돌려주라는 금감원 분쟁조정안을 수락했으며, 손실 미확정 다른 라임 펀드에 대해서도 동의해 지난달 23일 분조위를 열었다.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것은 제재심 위원들의 몫이지만, 소보처의 의견 제시는 제재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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