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인하 기존 사업으로 수익성 확보 한계

▲신한카드 본사 전경.(사진=신한카드)

[뉴스케이프 전규식 기자] 신한카드가 상품 공급자, 수요자가 원하는 가치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해외에서는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메리츠증권, 가이온과 국내 거시경제, 산업 전반에 대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 코리아크레딧뷰로, GS리테일, 부동산114와 함께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민간 데이터 댐 구축에도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는 자동차 리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마이카(My Car)’를 출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리스 사업 실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57억원으로 전년보다 36.8% 늘어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다.

같은 해 11월에는 ‘마이렌탈샵’을 출시했다. 루컴스전자, 복정제형(코지마), 성우메디텍, 코스테크, 퓨어웨이 등 5개 업체의 제품에 대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카와 마이렌탈샵은 신한카드 가입자 외 일반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올해는 블루스퀘어와 제휴해 2월부터 공연 사업 ‘더 모멘트’를 실시했다. 같은 달 21일 더 모멘트 제 1회 공연으로 개최된 뮤지컬 위키드는 신한카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1+1 예매 행사를 실시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에 ‘라이프 & 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 최근 실시되는 신사업은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

플랫폼 사업 진출 목적은 수익 다변화다. 신한카드는 데이터, 자동차 리스, 렌탈 등 신사업과 문화 등 다양한 제휴를 통해 일반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계속 인하되면서 기존 수익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카드업계 전반에 있다”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은 실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통해 카드 가입자를 넘어서 일반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 업체들이 금융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신사업 진출을 촉발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소액후불결제 서비스를 승인했다. 이에 네이버페이는 오는 4월부터 월 30만원까지 외상으로 결제할 수 있는 후불결제 서비스를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드사들은 금융 데이터만큼은 네이버, 카카오와의 경쟁에 있어서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소액후불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위기감을 느끼는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플랫폼 사업 진출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분석하고 있다. 카드 사업 자체가 플랫폼 사업의 일종이라는 것.

이규복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드사들은 플랫폼 사업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카드 가입자와 가맹점을 연결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카드업계는 앞으로도 디지털화 등으로 인해 변화가 많을 것”이라며 “기존의 플랫폼 역할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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