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학술 목적 넘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 홍보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자 실제 효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뉴스케이프 박민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한다고 발표한 남양유업을 고발하기로 했다.

15일 식약처는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와 관련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원숭이 폐 세포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유제품 불가리스에 포함된 특정 유산균이 바이러스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 결과 바이러스의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남양유업 주가가 한때 급등했으나,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험 결과가 크게 과장됐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다시 주가가 급락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식약처 조사 결과 남양유업 홍보전략실은 지난 9일 '불가리스, 감기 인플루엔자(H1N1) 및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등'의 문구를 담은 홍보지를 30개 언론사에 배포하며 심포지엄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특히 이 발표가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또 발표된 내용은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세포시험을 한 연구 결과인데도, 마치 불가리스 제품 전체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제품명을 특정했다고 식약처는 지적했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연구에 불가리스 제품과 연구비 등을 지원한 점, 심포지엄의 임차료를 지급한 점 등을 토대로, 회사 측이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홍보 목적의 발표를 했다고 보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는 '질병의 예방ㆍ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 또는 10년 이하 징역, 1억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민들께서 이러한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한다”며 “앞으로도 건전한 식품 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당 광고 행위는 적극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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