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 뜻 따라 의무 다하고 사회공헌활동 지속

▲(사진=연합뉴스)

[뉴스케이프 전수영 기자] 지난해 10월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12조원의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고 의료 공헌과 미술품 등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는 국가 경제에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28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은 평소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하는 등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사업을 주도했다.

유족들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며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운영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유족들은 소아암·희소질환에 걸려 고통을 받으면서도 비싼 치료비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향후 10년간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소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이를 통해 총 1만7000여 명이 도움을 받게 된다.

또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소아암, 희소질환 임상연구와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된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소질환 환아 지원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 이건희 회장의 고미술품과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 작가의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1000여 건, 2만3000여 점은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재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고미술품 2만1600여 점과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와 '나룻배'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미술품 1600여 점이 기증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던 고 이건희 회장의 유지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마련해 사업보국(事業報國)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를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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