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땐 자동차·가구…이후엔 옷·신발, 화장품 순으로 소비

▲5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케이프 박민지 기자] 상당수 경제주체가 3월에 옷과 가방을 샀다. 4월에는 화장품을 구입했다.

외출 준비에 이어 마스크를 벗을 준비를 한 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4월 중 비내구재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비내구재는 음식료와 의약품, 화장품, 서적·문구, 차량연료 등을 의미한다.

비내구재 소비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이후 거의 내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2월에 2.6% 증가세로 돌아선 뒤 3월에 2.3%, 4월에 4.2%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비내구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품목은 화장품이다. 작년 대비 4월 화장품 소비 증가율이 15.5%를 기록,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화장품은 코로나 사태와 이후 회복 과정에서 소비 측면에서 가장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품목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에 -30.2% 감소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 2월 -0.1%, 3월 11.7%로 극적인 반전이 감지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제주체들이 이제 마스크를 벗을 준비를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에서는 여성들의 립스틱 구입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향수와 치아 미백제, 자외선 차단제 등 마스크를 벗고 외출할 때 필요한 품목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4월에 차량연료 소비 증가율이 7.0%로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비내구재 소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4월보다 한달 앞선 3월에는 준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작년 대비 35.4%를 기록,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준내구재를 구성하는 의복과 신발·가방, 오락·취미용품 등 준내구재 품목 판매 증가율이 모두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월 중 의복 판매 증가율은 1년 전보다 48.0%, 신발·가방 소비는 34.3%나 늘었다.

경제주체들의 이 같은 소비 행태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통신기기·컴퓨터, 가구 등 내구재 소비에 집중하던 코로나 사태 당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내구재 소비가 정점을 이뤘던 달은 지난해 6월(+30.6%)이었다. 자동차 회사들이 매혹적인 가격 조건을 제시했던 데다 외출이 줄어 마땅히 돈 쓸 곳을 찾지 못하던 고소득층이 차 바꾸기에 나서면서 승용차 판매 증가율이 59.1%를 기록한 바 있다.

컴퓨터 구매는 지난해 4월(35.0%)이, 가구는 지난해 7월(31.4%), 통신기기는 올해 1월(16.4%)이 판매 증가율 측면에서 정점을 찍었던 시기다.

결국 코로나 사태로 대외활동이 제약된 상황에서 승용차와 가전·휴대폰, 가구를 구입했던 사람들이 3월에 옷과 가방, 신발을 산 데 이어 4월에는 화장품을 사고 자동차에 기름을 채우는 등 외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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