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윤활기유 부문 모두 고르게 성장

▲에쓰오일 울산 공장의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에쓰오일)

[뉴스케이프 전수영 기자]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에 매출 5조3448억원, 영업이익 6292억원의 잠정실적을 27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5조1984억원 대비 2.8% 느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1조7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하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유, 석유화학, 윤활기유 부문 모두가 골고루 성장했다.

정유 부문은 매출 3조7974억원, 영업이익 342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부진에서 탈출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여전히 약세를 보였으나 백신 접종 확산 등에 따라 제품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주력 제품인 가솔린과 디젤의 스프레드가 지속 상승한 결과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1조211억원, 영업이익 98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과 비교해 매출은 24.2%, 영업이익은 39.7% 증가했다.

폴리머(올레핀) 제품의 스프레드는 강세를 유지했다. 특히 PO(프로필렌 옥사이드) 스프레드는 자동차 및 가전제품 소재용 폴리올의 강한 수요와 미국과 유럽 생산 설비의 가동 차질 영향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PP(폴리프로필렌) 스프레드도 포장재, 위생·의료용 소재의 견조한 수요와 설비 가동 차질로 강세를 유지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 5263억원, 영업이익 1889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5.9%에 달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 비중은 9.8%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30%를 기여했다.

글로벌 정유사의 낮은 가동률과 정기보수로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가 회복되면서 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속했다.

이로써 영업이익의 45%가 비정유부문(석유화학, 윤활기유)에서 창출됐다.

에쓰오일은 시장전망치의 2배에 달하는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해 코로나19 여파로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지난해 4분기 이후 배럴당 –1.7달러 수준으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수요의 점진적 회복에 힘입어 주력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의 스프레드(제품-두바이유 가격 차이)가 전분기에 비해 각각 배럴당 2.1달러(3.0→5.1달러), 1.4달러(4.3→5.7달러) 상승했으며 석유화학 제품은 PP의 탄탄한 마진 흐름이 이어졌고 산화프로플렌(우레탄 등 소재 원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강한 상승세가 지속됐다. 아울러 윤활기유는 타이트한 시장 수급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과거 호황기 수준의 높은 스프레드를 보였다"며 "울산 공장의 최대 가동률을 지속하면서 수익성 높은 제품 생산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도 시장 상황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 부문은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경기회복과 드라이빙 시즌으로 인한 이동용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부문 가운데 폴리머(올레핀) 계열은 PP와 PO 스프레드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의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로마틱 계열은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다운스트림 수요 회복 속에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벤젠 스프레드 또한 견조한 수요와 낮아진 재고 수준, 그리고 미국 지역의 차익 거래 기회로 인해 증가하르 것으로 내다봤다.

윤활기유 부문은 글로벌 정유설비의 낮은 가동률이 유지됨에 따라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돼 스프레드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에쓰오일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RUC/ODC 프로젝트를 잇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하는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사업이다.

현재 프로젝트에 대한 경제성 검토가 진행 중이며 향후 이사회의 최종 승인 시 바로 착공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새 성장 전략 '비전2030'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정유·석유화학·윤활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로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경제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에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고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 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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