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참신한 기획 돋보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가상박물관 기획 홍보팀이 충남 부여군 백강문화관 여행자 쉼터에서 전시 홍보를 위한 슈링클스 팝업스토어형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가상박물관 기획 홍보팀이 충남 부여군 백강문화관 여행자 쉼터에서 전시 홍보를 위한 슈링클스 팝업스토어형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한국전통문화대학교)

[뉴스케이프 전수영 기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온지관 기획전시실이 학생들의 참신한 기획이 담긴 특별한 전시들로 가득 찰 예정이다. 11월 25일부터 12월 7일까지(토, 일, 월 제외) 약 2주간에 걸쳐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하는 세 가지 테마로 문화유산 체험 전시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이론을 넘어 기획과 운영 능력을 갖춘 문화유산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교육 목표를 실현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청동기시대 직업>: 전문화된 직업 세계를 경험하다

청동기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청동기시대 직업> 전시는 이 시대에 시작된 '직업의 전문화'라는 주제를 통해 관람객들이 청동기시대의 주요 유물과 특징을 학습하도록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농부, 장인, 제사장 세 가지 직업을 중심으로 유물 전시와 체험 활동이 펼쳐진다. 전시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됐다.

전시 첫 단계인 '청동기인이 되어 보자!'에서는 전시 초입에 설치된 문 형태의 공간에 선사인 복장을 비치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관람 전 몰입도를 높인다. 전시의 메인 단계에서는 세 직업과 관련된 핵심 유물인 반달돌칼(농부), 옥 장신구(장인), 청동거울 및 비파형 동검(제사장)을 소개하고 각각의 직업에 대한 체험 활동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농부 체험에서는 반달돌칼 모형을 이용해 벨크로 테이프로 부착된 밀을 자르는 재배 체험을 실시하며 반달돌칼의 용도와 농부의 역할에 대해 학습하고 장인 체험에서는 옥구슬 촉감 체험 및 팔찌 제작 활동을 통해 장인이라는 직업을 이해한다. 제사장 체험은 청동거울 및 비파형 동검 모양의 종이에 소원을 적어 '소원 나무'에 매다는 활동으로, 제사장이라는 직업에 대한 학습과 이해를 돕는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관람객이 체험을 모두 마친 후, 리플렛의 질문을 통해 자신과 어울리는 청동기시대 직업을 추천받고, 액자 컨셉의 포토존에서 해당 직업 이름을 붙여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여 전시의 여운을 남긴다.

◆ 지붕의 비밀친구, 암막새와 수막새: 지역 문화유산의 친근한 안내자

유아(5~7세)와 초등학생(1~3학년)을 주요 관람 대상으로 하는 '지붕의 비밀친구, 암막새와 수막새' 전시는 우리 건축의 중요한 요소인 기와의 마감 장식인 암막새와 수막새를 친근하게 소개한다. 특히 부여, 공주, 익산 지역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아이들이 암막새와 수막새를 통해 과거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공감하고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시는 덩굴무늬 암막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초아'와 연꽃무늬 수막새를 모티브로 한 ‘수호'의 안내를 따라 3부로 구성된다.

'1부: 초아랑 수호, 나를 소개해요!'에서는 두 캐릭터가 암막새와 수막새의 기본적인 용도와 제작 방법을 패널을 통해 설명하며 전시의 도입을 알린다. 이어서 '2부: 초아랑 수호, 친구들을 소개해요!'에서는 공주, 부여, 익산 등지에서 출토된 연꽃무늬, 도깨비무늬, 사람얼굴무늬 수막새, 그리고 덩굴무늬 암막새 등 다양한 문양의 암막새와 수막새 레플리카가 전시되며 문양별 종류와 담긴 의미를 상세히 소개한다. 또한 퍼즐 체험과 암막새 디지털 돋보기 체험을 통해 관람객이 유물의 문양을 더욱 심도 있게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3부: 초아랑 수호의 친구들을 만들어요'에서는 수막새 핀배지 만들기와 암막새 콜라주 액자 만들기 등 직접 손으로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의 창의적인 학습 기회를 극대화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을 키우고자 했다.

◆ 리오와 함께하는 무덤 속 토기 이야기: 고고학적 상상력 자극

'리오와 함께하는 무덤 속 토기 이야기' 전시는 고대 토기의 제작 과정과 상형토기(동물이나 사물 모양을 본뜬 토기)에 담긴 조상들의 생각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전시는 아이들이 역사적 지식 함양, 창의적 사고력 자극, 그리고 고고학에 대한 흥미 유발이라는 세 가지 기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공간은 유물의 소개와 체험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됐다. 주요 체험 활동인 '토기 촉감 체험'에서는 흙이 가마를 통해 단단한 토기로 변하는 물리적 변화의 과정을 점토, 건조된 상태, 소성 후 세 단계를 직접 오감(촉감)으로 만져보며 경험한다. 이를 통해 옛 과학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터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토기 제작 게임'을 통해 점토 모으기, 상형토기 선택, 토기 굽기 등 토기 제작의 전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토기에 관한 심화 탐구를 진행한다. 특히 '나만의 토기 만들기' 체험에서는 디폼블럭을 사용해 자신만의 상형토기를 디자인하고 완성된 작품을 무덤 모양의 전시 공간에 전시하며 토기에 담고자 하는 특별한 소망이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토기 발굴 체험'은 3D 프린터로 제작된 토기 모형을 활용한 키트를 통해 고고학자가 된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고고학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래 문화유산 전문가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이번 3색 전시는 유아와 어린이 관람객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창의적 사고력과 역사적 공감 능력을 키울 귀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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