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나영 경제부 기자

[뉴스케이프 길나영 기자] 최근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투기인가', '투자인가'로 시작해 '무형자산으로 볼 것인가', '금융자산으로 볼 것인가', 당국의 과세 방안을 놓고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탓에 가상자산소득을 금융자산소득으로 단번에 인정하기 애매하다는 눈치다.

투자자 상당수의 거래 형태가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투자에 집중하기에 불안정한 가격 변동성과 규제의 사각지대, '가상자산' 그 자체로 어떤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는 있지만 금융자산과 동일한 맥락으로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를 금융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재, 정작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결정해 당국의 태도가 모순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대책이나 관련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부터 적용하는 것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 격'인 셈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면서 현재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실물 경제에 스며들고 있다. 특히 금융 인프라 구축으로 예치 서비스가 생겼으며, 기업들의 매매가 가능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넘보고 있는 지금, 단순히 사행성 투기 요소로 판단하는 것은 그야 말로 '엇박자'다.

18일(미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프로쉐어스(Proshares)의 비트코인선물ETF가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BITO'라는 종목 코드로 거래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비트코인 ETF는 캐나다와 유럽에서 출시된 적이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 제도권에서는 처음이다. 미국 금융당국이 점차 비트코인 기반 금융 상품을 제도권 금융 내에서 취급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6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가도에 진입했다. 지난주에는 반년 만에 6만2000달러를 돌파한 뒤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19일 오전 8시48분 기준 국내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59% 오른 7649만9000원을 기록했다.

선물 ETF 승인으로 제도권 편입의 역사적인 첫발을 뗀 만큼 현물 ETF도 시간 문제인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법적 정의는 여전히 모호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장 속 당국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비트코인이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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