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 권진욱 기자]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7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친 신형 수소차가 출시된 데다 정부가 올해 초 수소차 보급 지원 예산으로 7218억 원을 책정하면서 수소 승용차 1만1000대에 보조금 지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450만대 보급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신형 넥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예산이 소진돼 차량 계약자들이 인도 지연을 겪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충전소 부족과 수소 가격은 여전히 수소차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를 해소하려면 제조사 노력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개발 27년이란 역사를 갖고 있을 만큼 새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수소전기차 분야의 리드오프와도 같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998년부터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해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35 퓨얼셀을 내놓았다. 이어 2018년 첫 전용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이며 대중화에 속도를 냈다. 올해는 27년간 축적된 기술을 집약한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하며 다시금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 디자인과 성능
디 올 뉴 넥쏘는 대담한 직선과 구조적 수평 그루브로 SUV 특유의 단단한 인상을 강조했다. 전·후면에는 현대차의 수소 브랜드 'HTWO'를 형상화한 시그니처 램프와 'N 비전 74' 콘셉트에서 계승한 4-도트 라이트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특히 후면부 C필러의 사선 디자인이 돋보인다
실내는 고급 소재와 아늑한 분위기를 조화시켰다. 운전자 중심의 12.3인치 곡선형 디스플레이와 일체형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가 탑재돼 개방감과 편의성을 높였다. 리어 오버행이 80mm 늘어나 적재 공간은 VDA 기준 510리터, 2열 폴딩 시 1630리터로 확대됐다.
파워트레인은 연료전지 스택(94kW)과 전동 모터(최고출력 150kW), 배터리(80kW) 성능이 강화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8초 만에 도달한다. 고성능 복합소재 수소탱크는 6.69kg의 수소를 저장해 1회 충전 시 최대 720km(18인치 휠·익스클루시브 트림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시승에서 경험한 디 올 뉴 넥쏘의 주행 성능은 일상적인 운전 환경에서 매우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급가속 시에도 거침없는 힘을 보여주며 운전자로 하여금 강렬한 인상을 받게 했다.
정숙성 측면에서도 흠잡을 곳이 없었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거의 유입되지 않았고, 2열 이중접합 유리, 흡음 타이어, 능동 노면소음 제어 시스템(ANC-Road) 등이 적용돼 소음 차단 효과가 크게 향상된 느낌이었다.
승차감은 단단하면서도 편안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충격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했으며, 바닥 소음과 외부 바람 소리까지 효과적으로 억제돼 고급 세단 못지않은 안락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승차 품질은 튜너블 HRS 쇽업소버, 흡음 타이어, 고주파음 억제 기술 등을 통해 크게 끌어올렸다.
◆ 편의·인포테인먼트와 안전
편의 사양은 플래그십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현대 AI 어시스턴트, 지문 인증, 디지털 키 2, 빌트인 캠 2 Plus를 비롯해 실내·실외 V2L을 지원해 차량을 ‘이동식 전원’처럼 활용할 수 있다. 14개 스피커의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도 탑재됐다.
안전 사양은 9 에어백, 페달 오조작 방지 보조,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운전자 모니터링을 기본으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2),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2), 차로 유지 보조(LFA2) 등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대거 탑재됐다.
실생활 친화적 기능도 강화됐다. 전용 루트 플래너는 전국 214개 수소충전소(2025년 5월 기준)의 운영 여부, 대기 차량, 충전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최적 경로를 안내한다. 넥쏘 에브리케어 프로그램은 2년간 일부 충전비 지원, 트레이드-인, 3년 내 잔존가치 보장(최대 68%) 등을 통해 총소유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혹한기 대응 성능도 개선됐다. 기존 넥쏘는 시동 오프 시 잔존수를 모두 배출해 바닥 물고임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이번 신형은 꼭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물을 배출하고 스택을 영상으로 유지해 냉시동을 방지해 겨울철 시동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했다.
◆ 정부 지원의 과제
현재 신형 넥쏘는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나, 충전 인프라와 수소 가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수소 산업은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분야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현대차는 2030년 연간 50만 대 수소차 생산을 목표로 내세우고, 그린 수소 생산·유통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아가 모빌리티를 넘어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 가치를 극대화해 글로벌 수소 경제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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